SN study/실습 기록

응급실 기록

J:won 2021. 3. 6. 23:15

응급실 기록

대학병원 응급실 실습의 day 1주차가 지났다

3.1절에 하루를 쉬고 화요일부터 4일간 실습을 나갔고 그 탓인지 이 주는 금방 흘러간것 같다

오랜만에 하는 실습이라 조금의 긴장을 가지고 임했지만 지난 경험을 떠올리며 금방 익숙해졌다 

 

잠이 많은 탓에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하고 7시부터의 실습 시작이 걱정이 되었지만 

그것 또한 익숙해져갔다 

 

새벽에 나서서 병원에 들어가기전 가장 기억나는 것은 안개 낀 새벽 아침.

병원이 높은 곳에 위치해 있던 터라 도시를 아래로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출근하기전 6시반 이라는 시간은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 

도시의 한적함이 그를 증명했다 병원은 그토록 분주했는데

 

 

하는 일은 많지 않았다 

거의 그랬듯 역시나 나의 위치는 observer이고, 잡 일을 담당했다

관찰자의 시점으로 실습을 이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이라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지만 

내 위치가 한심했다. 잡노동 같았다.

 

 

 

첫 날의 기억은 생생하다

환자가 없어서 조금은 한가했던 응급실이 

"CPR 환자 이송합니다"라는 119 대원의 전화를 받고 분주해졌다.

그때 나의 몸은 두 손을 모으고 있었지만 눈은 분주해졌다.

 

 

 

구급대원이 CPR을 시행하며 환자가 도착했고 

정확히 11시 15분 AM 부터 의사, 의대생분들이 번갈아가며 CPR을 시행했다.

CPR 자세부터 방법까지 의대생들 참 많이도 혼났다 

epinephrine은 11개를 사용하였고 호전되는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35분경 "이미 사망하셨지만 기본방침대로 30분은 채워 CPR을 시행하겠다"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끝으로 주변은 이미 정리되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CPR을 하는 의대생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땀 흘리며 임하고 있었다

 

과연 그들은 무슨 마음이었을까

여러 마음이 교차했을거라 짐작하지만 그들의 속마음을 알 수는 없으니 

나의 마음을 투사해 그들을 바라본다 

살아나길 바랐지만 신원도 확인되지 않는 그 분은 가족 아무도 없이 홀로 11:50 AM 사망 선고를 받으셨다.

 

 

 

 

 

응급실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있는 곳이라 말했다

생명이 초를 다툰다 

지금 나의 초, 분 그리고 시간은 무색하게 흘러가지만 

죽음의 경계앞에 서있는 그들의 초는 너무나 간절하다

 

 

열심히 살아야겠다 다짐한다.

나도 응급실에서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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